현대북한연구 5권 2호 2002
- 발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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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31
- IS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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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오늘날 남북관계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가 북한의 생존문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북한 경제난의 해소가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는 한국의 북한경제 연구는 오히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북한경제에 대한 정보-자료의 절대적 부족이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자들의 노력부족도 중요한 원인이다. 하지만 연구대상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도 무시하지 못한다. 북한경제의 시계가 수십 년 동안 멈추어버린 것이다.
북한경제의 위기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북한당국은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지 못했다.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고 가끔 비본질적이고 지엽적인 처방전만 내놓는데 그치다 보니 북한당국의 문제 해결 노력은 겉돌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상황이 무려 수십 년 동안 지속되면서 북한경제는 역동성을 상실했다. 그리고 연구대상의 장기간에 걸친 정체 앞에 실천적 연구는 서야할 자리를 잃고 말았다.
2002년 하반기에 나타난 북한의 경제정책 변화는 북한경제 연구가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신의주․금강산 ․개성 지역의 특구 지정 등은 북한당국이 드디어 문제의 핵심에 다가서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서 한국의 북한경제 연구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시장경제화의 시작이라는 적극적 평가에서부터 체제 내의 개선이라는 신중한 평가에 이르기까지 여러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해석의 다양성이라기보다는 해석의 혼란에 가깝다. 연구대상은 뛰기 시작한 것 같은데 연구자들은 걸음마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연구자들에 주어진 최대의 과제는 연구대상의 변화를 따라잡는 것(catch-up)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해서 『현대북한연구』는 이번 호의 기획 논문 주제로 ‘국제비교의 관점에서 본 북한의 경제개혁’을 설정했다. 사실 시장경제화는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세계사적 흐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경제개혁에 관한 한 북한은 현실 사회주의의 역사에 있어서 선행적도 동행적도 아닌, 후행적이다. 그래서 북한은 시기적으로 앞서 진행되었던 여타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개혁 경험으로부터 결코 눈을 뗄 수 없다. 성공한 개혁이든 실패한 개혁이든 북한의 입장에서는 역사의 산 교훈이 된다. 어떤 것은 모델로서 또 다른 것은 반면교사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 물론 북한은 특정국가의 경험을 전면 수용하거나 단순 모방하는 것은 지양할 것이다. 어차피 국가별로 조건은 상이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여러 국가들의 경험을 취사선택하고 일부는 자신의 조건에 맞게 수정해 나름대로 최적의 정책조합(policy mix)을 만들어내려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북한의 경제개혁은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경험들로부터 그다지 자유로울 수 없다. 기존의 북한경제 시스템이 현실 사회주의 일반의 모습으로부터 크게 벗어나 있지 않은데다 북한의 주관적․객관적 조건이 북한의 독창적인 정책 전개 가능성을 크게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타 사회주의국가들의 경험은 북한의 경제개혁 움직임을 평가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데 상당 정도 유용한 준거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 게재한 4편의 기획 논문은 이러한 방향성 하에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먼저 박형중은 구 소련과의 비교를 통해 북한의 경제개혁을 정리하고자 했다. 그의 논의는 7․1경제관리개선조치가 북한에서 80년대 중반에 등장, 90년대에 유지․발전되다 2001년부터 심화․확대된 ‘개선완성’론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주장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개선완성론은 70년대 초의 구 소련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는 현실 사회주의 역사에서 보면 ‘체제 내’ 부분개혁의 범주에 속한다고 그는 평가하고 있다. 이보다 진전된 ‘시장도입형’ 개혁의 경우, 구 소련에서 1987년 고르바쵸프의 ‘근본적 재편’론에 의해 추진되었고 북한에서는 1997년 나진선봉에서 실험적으로 실시된 경제개혁 조치의 전국적 확대 실시가 그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보고 있다.
정형곤의 글은 북한의 경제개혁을 논함에 있어서 주로 동구의 경험을 원용하고 있다. 그는 동구를 비롯한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전통적 사회주의 → 개량 사회주의 → 시장 사회주의 → 체제전환이라는 4가지 단계로 변화해왔다고 정리한 뒤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의 북한은 개량사회주의의 단계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략>
이제 현대북한연구가 창간된 지도 5년이 지났다. 그동안 현대북한연구를 관심있게 지켜봐 주신 많은 연구자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현대북한연구는 능력있는 신진 북한 연구자들을 발굴하고 객관적이고 독창적인 논문을 계속해서 게재함으로써 북한 연구자들이 인정하는 전문적인 순수 학술지로서 노력을 지속하고자 한다.
2002년 12월
편집주간 최완규
목차
- North Korea''s Semi-Reformed Economic System and Beyond : in Comparison with Experiences in the Former soviet Union다운로드
- Economic Reform in the Socialist System of Eastern Europe and North Korea다운로드
- Reform of Collective Agricultural System : Cuban Lessons for North Korea다운로드
- The Initial Conditions of Economic Reform in North Korea: Comparative Studies다운로드
- Trend of North Korean S&T Research in 1990s through Literature Research다운로드
- A Comparative Study on "The Basic Law of the Sinuiju Special Administrative Region"다운로드
- The Economy of North and Economic Theory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