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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북한연구 2권 2호 1999

현대북한연구 2권 2호 1999

발행일
1999.08.31
ISSN
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1950년대라는 역사적 공간은 북한 연구의 보고(寶庫)다. 이 시기는 북한 역사에서 가장 다양한 정책 선택의 길이 열려 있었던 때다. 또한 ''8월 종파''사건이 말해 주듯 각 파벌간에 제한된 ''정치적 논쟁''이 가능했었다. 학문과 예술분야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1950년대는 북한체제에 대한 여러 가지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던 유일한 시기였다. 오늘날처럼 유일적 영도체계라는 절대적 권력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들 앞에 놓여있던 다양한 체제의 밑그림 중에서 당시로서는 최선 내지 차선일 수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대안을 선택한 꼴이었다. 정치권력 측면에서는 김일성 파의 경쟁세력 중추가 무력화됨으로써 정치적 역동성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경제적으로는 농업집단화를 완료하는 등 북한 식 사회주의경제체계의 골격이 형성되었다. 이 체계는 한 때, 제 3세계의 발전 모델로 주목을 받을 만큼 1950-60년대의 북한경제에 활력을 주었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변화하고 있는 1970년대에 들어와서도 종래의 정책을 고집함으로써 북한경제를 파탄으로 내몰고 있다. 대외적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은 사회주의권의 분열로 자주외교 노선을 설정할 수 있었으나 결국 이 노선은 북한을 유례없는 폐쇄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1950년대의 북한은 이미 역사가 되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유지하고 있는 체제의 골간은 이 시기에 형성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950년대의 북한연구는 여전히 ''현재성''을 띠고 있으며 북한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그 당시 제기된 다양한 사회주의노선과 정책논쟁은 선택의 딜레마에 봉착한 북한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이번호 기획논문의 주제를 ''1950년대 북한의 정치와 사회''로 정한 소이(所以)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획논문은 모두 세 편이다.

먼저 백준기는 그의 글에서 오늘날 북한사회주의체제의 기본 골격과 그 정치적 메카니즘은 1950년대에 형성된 것으로 전제한다. 그는 이 전제를 바탕으로 당시 북한 상층정치의 행위자들간에 당면한 현실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그 해결방안을 둘러싸고 정치적 경쟁 및 갈등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분출하였는지, 그리고 왜 정치적 갈등이 ''파국적 조정''을 거쳐 현재의 비경쟁적이고 폐쇄적인 정치 메카니즘을 형성하게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소멸된 정치적 경쟁세력들은 북한정치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특히 그는 정치변동과 관련하여 사회·경제적 요인이 권력구조, 외교노선, 통일정책 등 여타 측면의 변동을 초래한 기본 요인이었다는 주목할 만한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박형중의 글은 1950년대 북한의 정치와 권력을 북한사회주의 제도 및 전략과 이로부터 파생하는 북한정치의 동태성을 ''3중 권력투쟁''을 중심으로 파악, 분석하고 있다. 그는 북한 정치과정을 위로부터의 아래로의 명령전달과 접수 및 집행이라는 철두철미한 인전대적 동원장치로의 재편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인전대적 동원체계는 북한사회 내의 총체적 권력투쟁의 결과로서만 탄생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박형중의 글은 북한의 정치와 권력을 통상 권력 엘리트간의 권력투쟁을 중심으로만 분석, 평가해 온 기존의 연구결과와 대비되는 새로운 시도로 이 분야 북한연구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있다.

김성수는 그의 글에서 북한에서는 한국전쟁을 계기로 독자적인 사회주의체제를 구축한 결과 독특한 성격의 사회주의 리얼니즘 문학을 형성해 나갔다고 강조한다. 그는 북한 문학사 전체를 조망하기 위한 큰 틀로 북한 특유의 당 문학적 성격과 리얼니즘 미학을 전제로 삼으면서 1950년대 북한 리얼니즘 문학의 역동적 움직임을 비평논쟁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글은 향후 문학계의 방향 설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있었던 전후의 북한문학계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이 시기 북한 문학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나머지 세 편의 일반 논문은 모두 신진학자의 것이다. 이 중 두 사람은 정치학을 나머지 한 사람은 사회학을 전공했다. 세 사람 모두 이미 북한에 대한 주목할 만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먼저 정치학을 전공한 신지호의 글은 대외관계의 개선이 전제되지 않는 한, 북한은 결코 전면적인 개혁·개방노선으로의 전환이 불가능함을 강조한다. 그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논의하면서 대외관계와 경제전략의 상호관계, 특히 대외관계가 북한의 국가전략, 경제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하고 있다. 사회학을 전공한 최봉대의 글은 연구주제, 이론적 구성, 접근방법 모두에 있어서 참신성이 돋보인다. 그는 파탄상태의 심각한 경제위기, 특히 식량위기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사회적 통합이 유지되고 있는 원인을 행위 주체인 주민들에게 내재화되어 그들의 의식과 행위를 무의식적으로 구속하는 집단적인 사회심리적 힘에서 찾고 있다. 정치학 전공인 정성임의 글은 1945~1948년 북한 점령 기간 중 소련의 조선 문제 혹은 북한 정세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가를 소련군 보고서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는 이 글에서 통설과 달리 198년 당시 북한에서  사회주의 기반을 조성하기는 했으나 완전한 소비에트 질서를 수립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당시 북한체제를 친소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글은 소련의 대북 정책에 관한 기존 연구의 가장 큰 문제점인 1차 자료의 미비를 상당 부분 보완하고 있다.

지난호에 이어 이번호에서도 서평논문을 게재했다. 서평의 대상은 북한 경제 연구, 특히 경제 부문의 개혁, 개방을 다루고 있는 연구 성과물이다.  고현욱은 그의 글에서 '북한 경제 연구만큼 경제학자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없다'고 전제하면서 7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학계 북한 경제 연구 성과를 검토, 평가하고 있다. 그는 최근 북한 경제 연구의 양적인 증대에도 불구하고 방법론적 미숙과 분석 틀의 취약으로 북한경제에 대한 이해는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경제 개혁에 대한 논의에서 쉽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 그는 북한 경제 개혁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대안적 분석 틀을 제시하고 있다. 이 틀은 경제 개혁의 목표와 수단, 그리고 정책간의 관계에 착안하여 개혁의 의미와 성공, 실패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논리적인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분석 틀을 원용한 개혁, 개방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현대북한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북한 연구의 핵심 주제들을 기획논문으로 다루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서평논문을 통해서 각 분야별 북한 연구의 동향과 수준을 점검하고 보다 체계적인 북한 연구를 선도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 시각과 자료 및 이론적 자원들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1999년 12월
편집주간  최완규
목차
  • North Korea''s Political Changes and Power Realignment in the 1950s following the Korean War Armistice다운로드
  • The formation of North Korean Politics and Power - the Transmission Mobilization System and Three Fold Power struggles다운로드
  • The North Korean Literature of the 1950s and Realism다운로드
  • North Korea''s External Relations and Economic Strategy - Interactions in the Transitional Periods다운로드
  • The Mentality of the North Korean People and Their Social Integration다운로드
  • Changes in Soviet Political-Strategical Perceptions of North Korea between 1945 and 1948다운로드
  • Research on Economic Reforms of North Korea: Dilemma and Suggestion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