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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북한연구 2권 1호 1999

현대북한연구 2권 1호 1999

발행일
1999.04.30
ISSN
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이 번호 기획논문의 주제는 '북한 국가형성(state formation)의 재조명'이다. 북한의 변화문제 등 산적한 현안 연구과제를 제쳐두고 왜 하필 국가형성기(1945-1950)의 북한 사회를 다시 들여다보려고 하는가?

구소련과 동구사회주의권 국가들이 급변사태에 직면하고 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도 조만간 이와 유사한 경로를 답습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북한은 국가형성이후 지금까지 그들 나름의 독특한 사회주의체제를 공고하게 유지해 오고 있다. 현존 사회주의권의 변혁이 북한의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은 북한의 국가형성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소련군정시기부터 김일성 그룹은 그저 단순한 소련의 꼭두각시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식민지 과거청산과 함께 자력갱생의 경제를 운용하고 민족자주노선을 견지하기 위해 그들 나름의 독특한 정치사회 및 경제체제를 수립하려고 했던 것이다.

오늘의 북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형성 과정을 이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권력행위자와 사회구조 및 주변환경과의 상호 관계에 주목하면서 세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이 시기에 대한 연구는 1차 자료(특히 러시아 자료)의 부족과 전문 연구자의 부재로 제대로 이루지지 못했다. 다행스럽게 최근 러시아와 미국에서 이 분야와 관련된 자료들이 속속 나오고 있고 전문 연구자층도 두터워지는 등 연구 여건이 호전되고 있다. 현대북한연구는 이러한 상황에 힘입어 북한의 국가형성과 관련된 4 편의 기획논문을 게재했다.

먼저 백학순은 그의 글에서 해방이후 북한에서의 당. 국가건설을 김일성그룹이 경쟁그룹을 제거하거나 중립화시켜 '단일적 지도력을 확립해 가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는 김일성과 오기섭과의 관계, 김일성과 조만식과의 경쟁관계를 행위자(당. 국가건설자)와 구조적 환경(정치적 기회구조)과의 관계속에서 규명해 내고 있다. 우리는 백 박사의 글을 통해서 김일성그룹의 집권이 단순히 소련에 의해 주어진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현수의 글은 해방 직후 주요 산업의 국유화와 인민경제의 계획화를 소련측 1차 자료를 풍부하게 참조하면서 북한경제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구조화된 배경을 매우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전박사의 논문은 북한이 해방직후에 수행했던 이른바 '인민민주주의혁명'의 기본 성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 글은 또한 일제 소유의 군수공업, 중공업기업소에 대한 소련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어 해방 직후 소련의 대북 경제정책에 대한 연구를 진일보시키고 있다.

찰스 암스트롱은 국가형성기의 북한 문화 형성과정을 다른 신생 사회주의국가의 비교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국가형성기 북한의 문화 생산은 소련을 맹목적으로 모방한 것 이상이다. 당시 북한의 대중문화와 선전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족주의 메시지와 민족해방과 독립에 대한 강조는 소련의 어떤 위성국보다 현저했다. 암스트롱은 이 시기에 나타나고 있는 민족주의적 표현의 발전은 전쟁이후 북한이 소련으로부터 자율성과 고유성을 확보하는 기반이 되었음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고유성이 1969년대 후반부터 주체사회주의라는 형태로 나타났다고 해석하고 있다.

암스트롱이 북한 문화의 형성과정에 대한 거시적 비교론적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면 신효숙의 글은 보다 미시적으로 소군정기 북한의 학교 교육 개혁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두 논문은 상호 보완적이다. 신박사의 논문은 교육을 통해 소련의 이데올로기가 어느 수준에서 반영되었으며 이에 대한 북한지도부의 입장은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그녀의 글은 그 동안 자료상의 한계로 거의 공백상태에 있었던 정권 초기 북한 교육개혁 연구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나머지 네 편의 일반논문은 각각 식량수급과 인구변화, 경제발전 전략과 체제형성, 체제변화, 문학과 민족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중 두 편은 신진학자의 글이다. 먼저 남성욱의 논문은 그 동안 기사나 보고서 수준에서만 논의되어 왔던 식량난으로 인한 북한의 인구변화 추세를 북한, 남한, 그리고 국제기구측 자료와 통계를 정밀하게 교차 비교하면서 분석하고 있다. 신진학자인 이성봉은 북한정치체제의 특성을 자립적 경제발전전략과 연계시켜 설명하고 있다. 역시 신진학자인 김근식은 북한체제 변화의 가능성과 제약성을 관련 이론적 자원들을 통해 논의하고 있다. 북한 문학분야에서 눈에 띄는 연구업적을 내놓고 있는 김재용은 그의 글에서 민족적 특수성에 대한 자각은 하고 있었지만 민족환원주의나 민족주의로 경사되지 않았던 1960년대 전반기의 북한문학계의 민족적 특성 논쟁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북한연구는 이번 호부터 본격 서평논문을 게재한다. 우리는 앞으로 이 서평논문을 통해서 국내외의 각 분야별 북한연구 수준과 문제점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연구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서평논문의 주제는 북한연구와 관련하여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북한체제의 변화문제다. 김연각은 1990년대 이후 국내외 체제변화 연구에서 제기된 주요 논점들과 연구방법을 검토한 후 연구의 낙후성 원인과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북한연구, 특히 변화를 연구하는 학자는 참여적 관찰자의 자세를 견지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창간호에서도 밝혔듯이 현대북한연구는 순수 전문학술지를 지향한다. 물론 북한연구에 있어서 현실적 정책적 요구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북한학'의 정립을 위해서나 또는 적어도 학술적인 논의가 현실적 정책적 논의에도 기여한다는 신념 하에 앞으로도 이러한 편집방향을 지켜나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1999년 6월
편집주간  최완규
목차
  • The Party, the State, and the Rivals in Early North Korea다운로드
  • North Korea Industry during the immediate post-liberation period: the nationalization of major industry and planning of people''s economy다운로드
  • North Korean Cultural Formation: 1945-1950다운로드
  • A Study on the School Education Reforms in North Korea under the Soviet Union Army Military Goverment다운로드
  • North Korea Literature and National Question
  • The Political Consequence of Self-Reliant Economic Development in North Korea다운로드
  • On the Change of North Korean Socialism: Focusing on the다운로드
  • Grain Shortage and Population Trends in North Korea : 1961-98다운로드
  • The Present State of the Study on Regime Dynamics in Nor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