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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북한연구 26권 1호 2023

현대북한연구 26권 1호 2023

발행일
2023.04.30.
ISSN
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현대북한연구 26권 1호에서는 일반논문 7편을 선정하여 싣는다.

김지니는 통치 전략으로만 해석되었던 공간은 통치 권력의 일방적 기획이 아니라 각 시대, 인민대중이라는 정치 집단의 의지도 담보되어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고 설명한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각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때로는 새롭게 발견되는 공간들은 이들 북한의 지도자가 인민대중의 ‘힘’과 ‘역동성’을 기민하게 포착하고 움직인 결과물이다. 특히 김정은은 빨라진 북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같이 속도를 내고 있는 인민대중의 역동성, 능동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인민대중의 숨겨져 있었던 주도권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시대의 공간은 독자적 유일체계로 작동되는 자부심 어린 국가성과 사회주의 문명국이라는 보편적 국가로의 열망이라는 인민대중의 이중적 욕망을 고스란히 반영하여 더욱 혼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시효·김성배·기정훈은 위성사진과 GIS 정보, AI 기술을 활용해 평양 구역별 빈부격차에 대한 양적 분석을 시도한다. 공간 격차와 연관된 건물 밀도, 층수, 도로길이, 철도길이, ’땅집‘, 야간조도를 위성사진과 GIS 자료에서 추출했으며, 구역별 자동차와 트럭 위치를 파악했다. 추출한 변수는 QGIS를 활용해 구역별 격차를 시각화했으며, 이후 통계를 통해 변수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변수 간 상관관계가 유의미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조도를 중심으로 밀도, 땅집, 자동차수는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였다.

김선호는 1945~1949년에 북한의 철도경비부대가 창설되는 과정을 1차 사료를 중심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철도경비대는 1946년 1월 5일에 처음 창설되었고, 1946년 9월에 두 집단으로 나뉘었다고 보고 있다. 1,300여 명은 철도경비대에서 분리되어 11월에 보안간부훈련소 제3소에 편입되었고, 713명은 9월에 개칭된 철도보안대에 소속되었다고 분석하였다. 이후 철도보안대는 1947년 1~3월에 2개 철도보안대대로 증편되었고, 1948년 1월에 철도보안여단으로 개편되었다. 북한지도부는 1949년에 내무성에 5개 경비여단을 창설해서 철도·38선·국경에 대한 경비를 전담시켰으며, 이에 따라 인민군은 경비임무에서 벗어나 전면전을 위한 교육·훈련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강조한다.

마월(马越)·이화준은 북한 경제제재가 북한의 암시장 환율과 물가 동향에 미치는 영향, 북한이 제재에 적응하는 방식, 그리고 제재로 피해를 입은 후 대외전략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살펴본다. OLS 회귀모형과 2SLS 모형을 이용하여 이러한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고, 북한의 제재가 암시장 환율 동향과 외교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다. 분석결과는 첫째, 북한의 경제제재가 북한의 암시장 환율과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 준다. 둘째, 제재로 어려움을 겪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 갈등을 빚었다. 셋째, 제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증가하지 않았다.

한성훈은 북한의 해외동포정책을 역사적 제도주의 관점에서 국적법과 헌법을 살펴보고, 정책의 변화 과정을 탐구한다. 재일조선인에 대한 법적 지위에서 출발한 노동당의 해외동포정책은 1963년 국적법을 제정해 재일조선인에 대한 공민권을 주장하였고, 1972년 사회주의헌법에서 국적의 근거 조항을 삽입하였다. 1980년을 전후해 북미주로 정책을 확대해 이산가족의 ‘조국 방문’으로 교류를 활성화했다. 1990년대 동유럽 국가사회주의 체제의 이행은 북한이 헌법을 개정해 해외공민에 대한 법적 보호 조치를 강화하도록 했다. 2022년 최고인민회의는 ‘권리’를 포함하는 최초의 법률 「해외동포권익옹호법」을 채택하였고 노동당은 이 법을 근거로 해외동포사업을 펼 것으로 예상한다.

이나영은 김정은 시기 대중체육행사의 특징을 현재 북한의 정책 담론 속에서 2013년 북한에서 신설된 전국도대항군중체육대회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전 인민을 참가 대상으로 전문체육과 대중체육 경기가 혼합된 도대항대회는 매회 달라지는 경기종목과 유희경기가 주를 이루고, 관객을 위한 관람요소를 고려하여 유희성이 두드러진다. 집권 초 사회주의문명국 담론 속에서 체육강국 건설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 인민을 국가 테두리에 묶어 두기 위한 의도와 결합하여 비록 일부 계층이긴 하지만 변화하는 인민의 취향을 반영하는 체육행사의 정형을 만들었고, 새롭게 건설된 체육시설을 통해 대중의 체육참여를 확대하여 인민생활 향상을 꾀하려는 정책 의도를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영현·최선경은 인도 뉴델리에 소재한 H 대학교 캠퍼스를 북한 학생 B와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상호작용하는 ‘접촉지대’로 정의하고, 해당 학교 학생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 변화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해외 캠퍼스는 일상에서 비교적 동등한 관계, 자유로운 상호작용, 그리고 친밀한 관계 형성이 가능한 공간이다. 민족지적 심층면접에 기반을 둔 이 연구는 H 대학교 캠퍼스에서 북한 학생 B와 국제학생회 학생들의 교류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 참여자들이 어떠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어떠한 인식의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았다. 이 연구는 세 가지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첫째, 탈북민이 아닌 해외에서 유학 중인 북한 국적자와 타 국적자 간 상호작용을 다루었다. 둘째, 북한 주민과 한국 학생을 포함하는 국적이 다양한 학생의 상호작용을 살펴봄으로써 해외 캠퍼스라는 공간적 효과에 주목했다. 셋째, 해외 대학이라는 접촉지대의 사례는 외부 세계라는 보다 큰 접촉의 맥락을 논의하기 위한 기초자료로서 활용 가능성이 있다.

또 한 해가 시작되어 초반의 새로운 걸음들을 내딛고 있습니다. 현대북한연구도 다시금 새로운 각오로 북한연구의 기초연구를 지향하는 순수학술지로서 유용한 학문적 토양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북한연구에 정진하는 연구자들께 응원과 함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신진학자들의 현상공모에도 우수한 논문들이 투고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2023년 4월

편집주간 김성경
목차
  • 김정은 시대, 통치 공간의 형성과 그 전략들: 수령제 국가와 사회주의 문명국의 혼종화 / 김지니(건국대학교)다운로드
  • 평양 모자이크: 위성사진과 GIS를 활용한 평양 도심 15개 구역 빈부격차 연구 / 이시효(숭실대학교)·김성배(숭실대학교)·기정훈(명지대학교)다운로드
  • 북한의 철도경비부대 창설과정 연구 / 김선호(군사편찬연구소)다운로드
  • 대북제재의 북한 장마당에 대한 영향 분석 / 마월(연세대학교)·이화준(연세대학교)다운로드
  • 북한의 해외동포정책 변화 과정 / 한성훈(연세대학교)다운로드
  • 전국도대항군중체육대회를 통해 본 김정은 시기 체육행사의 유희적 특징 / 이나영(독립연구자)다운로드
  • 뉴델리의 접촉지대, 북한 유학생을 만나다: H 대학교 학생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 변화 / 최영현(서울대학교)·최선경(성균관대학교)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