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Menu
 

현대북한연구 27권 1호 2024

현대북한연구 27권 1호 2024

발행일
2024.04.30.
ISSN
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현대북한연구 27권 1호에서는 일반논문 10편을 선정하여 싣는다.

구갑우는 김정은 집권 6년차에 구호처럼 등장했던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하나의 이념처럼 체계화, 공식화되는 과정을 ‘계보학적’으로 접근한다. 2017년 11월 북한의 핵무력완성 선언 전후로 로동신문에 그 이름만 등장했던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같은 해 12월 북한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에서 체계화되었다. 2018년 한반도 평화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조선녀성, 철학, 사회정치학연구, 김일성종합대학학보 등의 ‘비주류’ 매체에서 재체계화되었다. 결국, 2019년 1월 북한의 신년사 이후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로동신문이 생산하는 공식 담론이 되었다. 이후, 김정은 정권을 대표하는 시대 담론이 된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북한 특유의 유기체적 국가론에 기초하여 우리수령제일주의와 동의어가 된 상태다. 결론에서는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북한판 한반도 두 국가론에 주는 함의를 언급한다.

이무철은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적인 국가관계로 규정하고, 북한 붕괴와 흡수통일을 추구하는 남한과는 더 이상 통일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북한의 대남·통일정책 전환의 의미와 특성 등을 북한이 주장하는 ‘우리 국가제일주의’ 담론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우선 우리 국가제일주의의 등장 배경과 주요 내용, 그리고 체계화 과정을 살펴보면서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어떤 논리와 의도가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이 규정한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김정은 시대) 북한의 대남·통일정책 전환이 김일성 민족과 사회주의 조선(국가)의 일체화를 완성하고, 남북관계를 민족 내부의 특수관계가 아닌 국가 간 관계로 전환함으로써 북한식 ‘평화공존론’을 정립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북한이 대남·통일정책의 전환을 통해 민족과 국가의 일체화를 주장하는 우리 국가제일주의 담론의 완성, 나아가 김정은 사상의 체계화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본다.

조진구는 2002년 9월 북일 양국 정상회담 후에 발표된 평양 선언의 정치적 의미를 1990년대 초부터 약 10년 동안 열린 북일 정부 간 회담에서 제시된 북일 양측의 입장을 비교하면서 그 뒤 평양 선언에 대한 양측의 인식과 대응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분석한다. 북일 관계 정상화는 불행한 과거 역사 청산의 의미를 넘어 한반도와 동아시아 국제관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일본인 납치 문제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라는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양국 지도자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조건과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한주희는 시진핑 집권 제1기 중국의 갈등적 대북정책 결정요인을 ‘승리연합’의 규모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시진핑 집권 1기의 대북정책은 전통적 대북정책에서 이탈해 북한과 상호 공개 비방을 주고받을 정도로 ‘갈등적’이었다. 이러한 중국의 급격한 정책 변화요인을 온전히 설명하는 것은 종래 학계의 난제로 여겨졌다. 본 연구는 정치지도자 시진핑의 국내정치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갈등적 대북정책의 결정요인을 설명한다. 본 연구는 이처럼 종래 학계에서 대북정책 결정 요인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시진핑의 국내정치적 이해관계가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기함으로써, 시진핑 집권 1기 이례적인 모습의 대북정책 추진 배경을 일관성 있게 설명하고자 한다.

이준식은 조선로동당 규약이 당 강령, 당의 조직·운영원리, 당 조직의 권한 및 대외 영도방침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북한 헌법과의 관계를 분석한다. 당 강령에 부합하게 헌법을 제·개정하므로 당 강령이 헌법보다 선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러한 선결성이 헌법에 대한 규범적 우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의 조직·운영 원리는 헌법과 적용 대상이 달라 헌법과의 위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당 권한 중 국가활동과 관련된 것은 당의 국가에 대한 지도 권한을 규정한 것이고 당의 직접적 권력 행사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당 규약과 헌법이 규범론적 차원에서 그 상하관계를 따질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김화순은 지방산업공장에서 유출되고 있는 8.3노동자들이 노동시장 신노동자의 주공급원이라는 가정하에 공장노동자 18명의 생애를 추적한 결과, 기층노동자들이 8.3노동자제도를 매개로 노동시장을 향해 이동하지만 국가의 노동이동 제약 등으로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날 수도 남을 수도’ 없는 상태로 순환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사례연구에 기반하여 이 연구는 노동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공식/비공식 부문 간 경계를 가로질러 유동(mobility)하는 노동자들을 가리켜 경계에 선 “생존노동자(Survival Job Worker)”라고 부를 것을 제안한다.

박민주는 시장화 이후 북한 주민의 이동·운반 경험을 통해 기술·사회적 변화 동향과 그 함의를 분석한다. 모빌리티 관점에서, ‘시장화’란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중앙집권적 수목형에서 수평적 리좀형으로 전환되는 과정이자, 비인간의 영향력과 정동이 증대되어 통치 레짐, 이성, 기술 관행을 넘어서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주민들의 비법적 모빌리티 실천은 역설적으로 통치 레짐을 유지시키는 측면이 있으나, 통치는 비법의 중심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젠더질서 변화는 여성의 모빌리티가 남성 대비 확대되면서 인식, 태도, 정동의 젠더 격차가 증폭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여성이 이동 전략을 통해 불안계급적 지위를 다소 회복했음에도, 내면화된 젠더적 모빌리티 정동은 여전히 잔존하기도 한다.

남영호는 북한 주민이 하나로 통합된 공동체라는 통념에 문제를 제기한다. 북한이 정치사상적으로 결합되어 있고 당과 지도자의 호출에 응답해야 하는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면, 다른 이들의 개인생활에 대한 접근이나 일상생활의 공유라는 측면에서는 불완전하게 통합되어 있다. 후자의 영역을 비가시성의 공동체라고 명명하고 이를 구성하는 집단을 대중이라고 지칭하면서, 당과 지도자의 호출에 응해야 하는 집단인 인민과 구별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가시성과 공동체라는 두 단어의 결합은 지속되기 어렵고 불안정하다고 결론 내린다.

류경아·홍건식은 2019년을 기점으로 변화하는 북한의 기후변화 담론을 확인하기 위해 로동신문의 관련 보도 내용을 텍스트마이닝으로 분석했다. 2019년 기후 관련 기사 수가 급증했고 내용은 서방의 책임을 강조했다. 2021년부터는 국내 피해에 대한 대처 담론으로 전환하며 김정은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국내 중요 사안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충분한 자원 투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북한은 기후변화 담론을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대응보다 김정은 자신의 성과 정당성 약화 방어를 위한 정치적 담론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Dean J. Ouellette(딘울렛)은 관광정치의 렌즈를 통해 북한의 대내외 환경 변화를 살펴보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북한의 ‘사회주의 관광’을 고찰한다. 이 논문은 대유행 기간 동안 북한 관광이 국내 중심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본다. 아울러 국내외 관광 활성화를 통해 정부가 추진할 방향을 고찰한다.

봄의 한가운데,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 좋은 계절에, 북한 연구에 정진하는 연구자들의 노력이 담긴 논문들을 엮어 현대북한연구 27권 1호를 펴냅니다. 논문 투고자와 심사자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현대북한연구 다음 호에서는 북한 사회문화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에 매진한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의 정년을 기념하여 특집 논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우영 교수의 연구에 영향을 받은 후속 세대 연구자들의 의미 있는 연구가 소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2024년 4월

편집주간 김성경
목차
  • 북한의 ‘우리 국가제일주의’ 담론의 계보학 /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다운로드
  • 북한의 대남·통일정책 전환 분석: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중심으로 / 이무철(통일연구원)다운로드
  • 역사로서의 평양 선언과 북일 관계 / 조진구(경남대학교)다운로드
  • 시진핑 집권 제1기 갈등적 대북정책의 결정요인 분석: 정치지도자의 국내정치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 한주희(북한대학원대학교)다운로드
  • 조선로동당 규약과 북한 헌법의 관계 연구 / 이준식(한백경제협력포럼)다운로드
  •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닫힌 세계 속 부유(浮遊)하는 북한 공장노동자들의 목소리 / 김화순(성공회대학교)다운로드
  • 북한 주민의 모빌리티와 이동·통치·젠더 / 박민주(동국대학교)다운로드
  • 비가시성의 공동체: 북한에서 인민과 대중은 분리되는가 / 남영호(신한대학교)다운로드
  • 김정은 시기 기후변화 담론 변화 분석: 로동신문에 나타난 성과 정당화와 한계 / 류경아(연세대학교)·홍건식(국가안보전략연구원)다운로드
  • Contemplating Tourism Politics and North Korea’s Post-Pandemic World / Dean J. Ouellette(경남대학교)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