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북한연구 4권 2호 2001
- 발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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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31
- IS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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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김정일 시대의 북한 연구와 관련하여 한 동안 논쟁의 대상이 된 연구 주제 중의 하나가 당-군 관계의 위상 변화 문제이다. 상당수의 북한 연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오늘날 북한 정치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이른바 ‘선군정치 현상’을 들고 있다. 북한의 공식 설명에 의하면 선군정치는 “정치사에 일찍이 있어 본 적 없는 독창적인 주체의 정치”로 김정일 시대를 대표하는 정치이다. 아울러 “국가기구 자체를 군사체제화 한 것이 아니라 국가기구체제에서 군사를 우선시하고 군사 분야의 지위와 역할을 최대한 높이도록 권능을 규제한 정치체제”인 것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와 같은 ‘선군정치’ 또는 ‘군사국가화’ 현상을 노동당의 위상 약화, 또는 당-국가체제에서 기형적인 군-정-당체제로의 전환 내지 군인정치의 제도화로 해석하고 있다. 이들은 그러한 주장의 논거로서 군 중심체제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 강화, 권력 핵심기구에서 북한군의 비중과 서열의 제고, 김정일의 뚜렷한 군부 우대정책, 국방위원회의 확대 개편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의 연구자들은 이러한 현상은 군-정관계의 변화로는 해석할 수 있어도 사회주의 국가의 전통적인 당․군관계의 위상 변화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김정일이 군을 중시하는 것은 다름 아닌 군대의 당 사업을 높이 평가한 것이지 군이 당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북한도 “당과 군대가 서열상 누가 선차냐 할 때 당이 앞자리에 놓이며 따라서 군대는 그 위상에서 당군으로 자리 매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 현상의 특성과 당-군관계의 위상 변화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4편의 기획논문을 게재한다. 이 논문들은 다소의 시각차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북한에서는 선군정치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당․군관계에는 근본적 변화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최근의 북한 사회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군정치의 논리와 당-군관계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번의 기획논문이 기존의 당-군관계에 대한 논의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먼저 최진욱은 그의 글에서 오늘날 북한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을 선군정치로 규정하면서. 선군정치와 당의 영도원칙이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그는 또한 당-정-군관계를 지속성과 변화요인이라는 측면으로 구분하여 분석하면서 선군정치 하의 당의 위상강화가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선군정치는 ‘군중심’정치라기보다는 체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군을 전면에 내세우는 ‘군중시’정치이다.
김갑식의 글은 선군정치를 당-군관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고 있다. 그는 먼저 북한의 당-군관계의 일반적 특징과 발전과정을 살피고 있다. 뒤이어 군이 부상하게된 요인, 선군정치의 체계화과정, 선군정치의 특징, 군사부문의 강화, 당의 상대적 약화 등 선군정치에 대한 종합적 분석과 아울러 이것이 기존의 당-군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그는 북한의 위기 상황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선군정치는 지속된다고 보고 있다.
정성장은 그의 글에서 우선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하면서 당보다 군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주장은 오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선군정치와 주체사상과의 관계, 선군정치와 로동당의 영도적 역할 변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북한에서 군의 역할이 전례없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에 대한 당적 영도가 유지되고 있으며 당면한 위기가 해소되는 정도에 따라 군의 정치적 역할도 감소된다.
이대근은 그의 글에서 조선인민군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로 인식되고 있는 일련의 현상을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그는 공식 행사에서 군 지도자의 잦은 등장이 정치적 영향력 증대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검토하고 정치적 영향력이 실제 증가했는지, 그 결과로 당․국가체제적 성격에 변화가 왔는지 여부를 고찰하고 있다. 그는 당의 헤게모니 약화는 인민군에 대한 설득의 힘이 약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자 강제력으로써, 통제장치로서의 당의 권력이 상실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3편의 일반논문과 서평논문을 게재했다. 먼저 권희영과 이만우는 그들의 글에서 오늘의 북한 사회를 ‘권력의 집중’이 문화 속에 생리화되어 있다고 전제하면서 북한의 전통 담론은 어떤 기호적 질서에 의해 구성되고 어떤 구조적 방식으로 실행되어 지배-종속의 위계적 사회관계를 고착시키는가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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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북한연구를 간행하는 출판사가 바뀌었다. 창간호부터 4권 1호까지 좋은 책을 만들어 준 지식공작소의 박영률 사장과 출판 담당자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호부터는 그동안 북한에 대한 수준 높은 전문서적을 꾸준히 출간해 온 도서출판 한울이 출간을 맡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현대북한연구를 북한 연구자들이 인정하는 전문학술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편집진은 더욱 노력할 것이다.
2001년 12월
편집주간 최완규
목차
- North Korea's Military-First Policy and Its Political Meaning다운로드
- Military-First Politics in North Korea: Continuity and Change in Party-Military Relations다운로드
- Kim Jong-il's Military-First Politics: Logic and Implications of the Policies다운로드
- The Limit of the KPA's Political Role in North Korea under Kim Jong Il 다운로드
- A Study of the Discourse of Cultural Tradition in North Korea : It's principles of dominating over the masses다운로드
- Study on North Korea's IT Development Strategy: The Gap between Reality and Capability 다운로드
- Nationalism in North Korea: Past and Present다운로드
- Beyond the ‘Sunshine Policy’: Controversies and a 'New' Look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