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Menu
 

현대북한연구 8권 2호 2005

현대북한연구 8권 2호 2005

발행일
2005.08.31
ISSN
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얼마 전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8.15 민족대축전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북측대표단의 국립현충원 방문과 국회의 방문은 남북간의 관계가 한 걸음 다가서기를 원하는 북측의 선걸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로가 많이 알아갈수록 서로의 일상과 미시적인 부분까지도 알게 된다. 남북 간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북한에 대한 연구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시적인 관점으로의 이동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현대북한연구』8권 2호에서는 북한을 조금 더 미시적으로 알아갈 수 있는 4편의 일반논문을 싣는다.

먼저 고재홍은 한국전쟁 초기 북한군의 전쟁지도체계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이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그는 한국전쟁 초기에 최고사령부와 최고사령관이 신설된 것은 북한군의 지휘, 통솔권 행사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즉 전쟁 시기에 신속한 지휘, 통솔을 위해 당 중앙위의 ''집체적 지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단일 지도'' 형식의 특수기관으로 등장하게 되었다고 본다. 또한 그는 최고사령관의 지위를 당 중앙위원회와 군사위원회의 역할을 비교하면서 한국전쟁 초기 북한군의 전쟁지도체계란 전쟁승리를 위해 당과 군사위원회가 군수지원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최고사령관의 일체 무력에 대한 군사작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체제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효숙은 북한사회의 고등인력의 양성에 관해서 러시아의 자료들을 기초로 하여 분석하고 있다. 해방 후 국가건설기(1945~1950)와 한국전쟁 및 전후 복구건설기(1950~1960)로 나누어 각 시기별로 북한이 고등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적 특징들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고등인력의 확보를 위해 전쟁 중에도 해외로 많은 유학생들을 보냈다는 사실을 러시아 문서를 기초로 활용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학생 정책은 8월 종파사건이 교육계, 학계의 사상검열운동으로 이어지면서 중단되고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고등인력을 양성하는 정책으로 선회했다고 보고 있다. 1956년 2월 소련공산당 제20차 전당대회에서 후르시쵸프가 스탈린의 개인숭배를 비판하면서 그 영향이 유학생들에게도 나타나자 북한은 정책적으로 차츰 소련으로 유학생 파견하는 것을 줄이다가 급기야 1960년부터는 유학생을 파견하지 않기로 한다. 그는 결국 1950년대에 진행된 지식인들에 대한 사상검열은 교육에서 대소 자주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지만 동시에 북한사회의 경직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러시아 문서를 기초로 북한의 국가건설기와 전후 복구 과정에서 북한이 실시한 고등인력 양성에 관한 의미있는 논문으로 보인다.

김석향은 남북한 언어 이질화에 대해 두 집단의 인식의 차이를 분석하고 있다. 남북관계 전문가 집단과 새터민(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가지고 두 집단이 보이는 인식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는 남북한 언어 이질화에 대해 남쪽 사람과 북쪽 사람이 각각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비교하는 집단이 일대일로 대칭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의 결과를 살펴보면 흥미롭다. 남북관계 전문가 집단의 경우는 남북한 언어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거나 이질화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다지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에 새터민은 전반적으로 그 차이가 심각하다고 한다. 그는 남북한 언어 이질화 문제가 새터민에게 더 심각한 이유는 그것이 ''언어의 문제''라기보다 오히려 ''생활의 문제''로 부각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는 두 집단 간의 인식의 차이를 통해 남북한 언어 이질화 수준을 평가할 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한 주민들의 의사소통을 위해 학제 간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명자는 신상옥 영화를 통해서 북한의 작가주의를 찾아보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작가주의는 개인적 특성, 개인성을 바탕으로 하는데 북한에서는 개인성보다는 집단성을 중요시하고 ''집체 창작''을 이상적인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영화 속에서 작가주의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신상옥이라는 작가주의적 특성이 강한 감독을 통해서 그가 북한영화 속에서 어떻게 작가주의를 관철시키고 있는지 흥미롭게 발견해내고 있다. 그는 신상옥이 발표한 영화들을 추적하면서 신상옥이 남한에서 보여준 체념과 수용이라는 주제가 어떻게 북한적 변환을 가져오는지 찾아낸다. 한 예로 신상옥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에서 북한 문예가 전제로 하는 공식들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그는 신상옥식의 약간의 변형이 가해지고 있다고 본다. 즉 그는 나약하고 무지렁이에 불과한 어머니의 깨달음이라는 혁명영화에서 제기된 공식을 그의 영화에서도 똑같이 나오지만 그의 영화 속의 어머니들은 삼종지도에서 비롯한 체념과 현실을 바꾸기보다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수용의 정서에 좀 더 적합하다고 본다. 이렇듯 그는 신상옥의 영화를 추적하면서 그의 영화속에 드러난 작가주의적 요소들을 흥미롭게 읽어내고 있다.

이번 호에 4편의 일반논문을 실었다. 또한 이번 현대북한연구 현상공모에서는 여러편의 응모 논문이 있었으나 당선작이 없었음을 알려드린다. 응모해 준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더 활발하게 응모해 주시기를 바란다. 또한 다른 연구자들도 많은 응모를 부탁드린다.

2005년 8월
편집주간 구갑우

목차
  • Auteurism in North Korea: Concentrating on Shin Films다운로드
  • How to Perceive the Language Differentiation between the Two Koreas다운로드
  • Training and Reorganization of Higher Manpower in the Change of the North Korean Society(1945-1960)다운로드
  • Study on War Command Structure of the North Korean Army During the Initial Period of the Korean War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