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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북한연구 6권 2호 2003

현대북한연구 6권 2호 2003

발행일
2003.08.31
ISSN
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한반도는 위기의 공간이다. 국제법적으로 한반도는 정전(停戰) 상태다. 뿐만 아니라 북한과 미국은 전쟁으로까지 치달을 수도 있는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라는 정언명령을 명시적으로 부정하는 세력과 국가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평화는 오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답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회과학자의 의무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과정에 관한 연구성과가 늘어감에도 불구하고, 그에 비례하여 한반도 평화의 실현가능성이 증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다양한 한반도 평화과정의 경로가 제시되고 있지만, 현실정치는 요지부동이다. 북한과 미국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을 지루할 정도로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자국 체제의 안전보장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 포기를 할 때, 협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장군멍군식 대응을 볼 때, 대증요법(對症療法)으로는 북한과 미국의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상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할 수밖에 없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를 화해할 수 없는 악(惡)으로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이루어졌던 북한과 미국의 협상과 화해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작지만 중요한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번 호 현대북한연구는 기획으로 다시금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마련했다. 북한과 미국의 서로에 대한 ‘인식’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북한과 미국의 협상을 분석하는 것이 편집위원회의 기획취지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필자들의 사정으로 미국의 북한인식과 북한과 미국관계의 역사가 빠지게 되었다. 역사와 인식이 현재를 분석하는데 필요하다는 우리의 구도가 어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 학계의 과부하 실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두 필자의 논문으로 기획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의 대미인식”을 분석한 김영수의 글은, ‘철천지원쑤’, ‘주적’ 등으로 표현되는 북한의 대미인식을 보면서, “북한은 언제부터 미국을 이처럼 감정에 사무친 부정적 시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북한은 왜 ‘철천지원쑤’인 미국과 협상을 하는가, 가 김영수의 또 다른 질문이다. 북한의 대미인식의 ‘역사’를 고찰하면서, 김영수는 북한의 대미 인식의 체계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거나 변경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닐 정도로 “단단한 유기적 인식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대미정책과 역사적 인식의 긴장관계의 과학적 분석과 북한인민의 대미인식의 수용과정에 대한 연구를 앞으로의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로 김도태의 글은, 제네바 합의에 이른 북한과 미국의 제1차 핵협상과 6자회담까지의 제2차 북한과 미국의 핵협상을 분석하고 있다. 김도태는, “북미협상은 핵개발 실체와 관련된 긴급한 군사안보적 논의라기보다는, 동북아 안정을 위한 장기적 외교 및 북한체제 생존을 위한 비경쟁적 협력과 지원 문제가 초점”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다소 우울한 결론을 도출한다. 북한의 핵 개발 포기는 합의가 어려운 이슈이며, 북한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북한은 핵무장의 위험을 감수하는 길 이외의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한반도문제의 당사자인 남한의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이번 호에서는 2편의 일반논문을 게재한다. 지방당 중심의 공업관리체계를 분석하고 있는 박형중의 글은, 북한의 공업관리체계인 ‘대안의 사업체계’에 대한 기존 연구를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은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첫째, 북한이 1960-4년간 도입한 공업경제관리체계는 도-시, 군-공장당으로 이어지는 지방당 체계 속에서 설명되어야 한다. 둘째, 당중심의 경제관리체계는 사실상 당의 ‘행정대행’을 구조화하고 있었다. 셋째, 성-관리국-기업소의 행정계통은 경제관리에서 야기되는 문제점을 처리할 능력이 없었지만, 당계통의 강화 이후에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어 나타났다. 넷째, 지방당 중심의 공업관리체계는 상급단위의 하급단위에 대한 간섭과 강제조정에 의존하였는데, 이 간섭과 조정은 특히 지방 및 공장 당기구에 의해 수행되었다. 다섯째, 전면적 당적 영도는 정치적 지배의 공고화에도 기여했다.

최봉대와 구갑우의 글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북한의 세 도시-신의주, 청진, 혜산-에서 전개된 ‘농민시장’의 역사적 형성과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이 미시적 차원에서 과거의 세 도시 농민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현재의 농민 시장의 발전 양태가 1990년대 이전의 농민시장과 어느 정도 유기적 연결 관계를 가지는지, 또는 질적으로 차별화되는지의 여부가 농민 시장이 내포하고 있는 체제 이행론적 함의를 좀 더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전적 사회주의 체제의 만성적인 부족의 경제와 그 경제하에서 작동하는 반평등주의적 배급 체제가 농민 시장과 같은 시장적 조정 기제를 형성한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전적 사회주의 체제에서 합법적, 비합법적 시장의 활성화는 공식적 이데올로기를 통해 끊임없이 강제되고 있는 일반 주민의 반시장주의적 집합의식이 약화될 때 발생한다는 것이 이들의 또 다른 주장이다.

<생략>

2003년 12월
편집주간  최완규
목차
  • North Korea-U.S. Dialogue on the Nuclear Issue: North Korea's Attitude Change and U.S. Choices다운로드
  • North Korea''s Perception toward the United States다운로드
  • Farmers' Markets in Sinuiju, Chungjin and Hyesan in North Korea, 1950s-1980s다운로드
  • Introduction of Party-centered Industrial Management System in the First Half of the 1960's in North Korea다운로드
  • A Softer Approach to Reunification Education: Issues and Phases of Development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