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북한연구 16권 2호 2013

간행물 소개

'현대북한연구' 16권 2호에는 7편의 일반 논문을 선정하여 싣는다.

정일영은 한국전쟁에서 왜 휴전협상이 장기화되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협상지연 요인이 해소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한국전쟁의 종결을 위한 휴전협상은 의무이행의 문제(안전보장)와 이슈의 개별화 문제(포로송환)로 인하여 장기화되었음을 기술하고 있다.

임상순은 일본이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전략 메커니즘을 구축·실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북한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 일본이 납치문제 해결이라는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여론형성 전략과 압력행사 전략으로 구성된 하나의 전략 메커니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하여 북한은 내부 단결을 강화하고 외부의 개입을 거부하는 등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밝힌다.

김보미는 구소련 해제 자료들을 중심으로 한국전쟁 시기 북한과 중국의 갈등관계와 이들 사이에서 소련의 중재적 역할을 밝히려 하였다. 1950년 10월 중국의 참전 이후 북한과 중국은 조중연합사령부의 설립과 지휘권 문제, 남진과 휴식, 정전협정 협상 과정에서 갈등하였다. 양국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양보를 바탕으로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고 결국 소련이 중재적 역할을 맡아 개입하고 나서야 문제들이 해소되었음을 기술하고 있다.

권영승은 ‘제4의 민주화 물결’과 관련하여 중동의 연쇄적인 민주화혁명이 북한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재현될 것이라는 담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북한이 제2의 중동이 될 것이라는 기존의 예측은 현재로서는 시기상조임을 논증하며, 또한 중동의 변화가 오히려 북한 체제유지에 큰 교훈이 될 수도 있음을 주장한다.

임옥규는 남북 역사소설에 형상화된 ‘간도’의 심상지리적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일제 강점기 한민족이 처한 역사적 체험과 대응 양상이 장소를 통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를 규명하고자 한다. 남북 역사소설에서 간도는 장소 이동에 따른 심상지리적 인식의 차이를 보이면서도 공통적인 심상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심상지리적 인식을 유형화하고 심상지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식을 기술한다.

변영욱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1호 사진’ 전체에 대해 분석한다. 김정은은 지도자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1호 사진’을 활용하고 있다. 김일성의 외모를 차용한 이미지 연출에 그치지 않고 집단 정체성을 강조함으로써 새로운 수령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젊은 지도자라는 장점과 매스미디어에 대한 독점권을 활용해 많은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국제 사회의 시선까지 고려해 정교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윤철기·양문수는 북한 연구의 미시적 접근의 하나로서 접촉지대에서 남북한 사람들의 ‘마음체계의 상호작용’에 대한 분석을 시론적 성격의 이론적 논의로 제시한다. 또한 이 연구는 남북 적십자 회담이라는 사례를 통해서 이 회담의 접촉지대를 남북한 상호작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공간으로 상정하고 남북한 적십자 대표들의 마음체계의 상호작용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지 살펴본다.

어느덧 한 해의 절반 이상이 지나고 마지막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대북한연구'도 다시금 새로운 각오로 북한 연구의 기초 연구를 지향하는 순수학술지로서 유용한 학문적 토양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다음 호인 16권 3호는 2013년 12월에 발간될 예정이며 원고 마감은 10월 31일까지이다. 학자와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아울러 신진 학자의 현상공모에도 우수한 논문들이 많이 투고되기를 기대한다.

2013년 8월

편집주간 이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