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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북한연구 28권 1호 2025

현대북한연구 28권 1호 2025

발행일
2025.04.30.
ISSN
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현대북한연구」 28권 1호에서는 일반논문 5편을 선정하여 싣는다.

김선호는 6·25전쟁 이전에 북한의 군사원호사업이 형성되는 과정을 1차 사료를 중심으로 새롭게 조명하였다. 북한의 정치세력은 1946년부터 애국미헌납운동과 건국사상총동원운동을 진행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통해 동원의 수단과 방법을 체계화한 뒤에 이를 군사원호사업에 적용했다고 분석하였다. 북한의 군사원호사업은 군인들을 후원하고 청년들을 군대의 보충역으로 양성하며 무기구입기금을 축적하는 군사적·경제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았다. 북한지도부는 군사원호사업의 미담사례와 모범인물을 ‘애국자’와 ‘영웅’으로 선전해서 주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냈고 이를 통해 주민들을 동원체제에 익숙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유전원·전우택은 김정은 통치 시기 「로동신문」 기사에서 정신질환 관련 용어 사용을 분석하여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그 변화 등을 분석하였다. 2019년 이후로 우울증을 의학적 질병 및 예방의 대상으로 보도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변화를 확인하였으며, 2021년 이후로는 정신병, 정신분렬 등 정신장애 관련 용어가 적대국과 그 지도자를 비난하는 비유 표현으로 사용되지 않는 등 인식 변화의 움직임 또한 포착하였다. 이를 통해 정신질환을 과거 자본주의 체제의 부정적 사회현상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서, 생물학적 현상이자 인민 보건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변화의 가능성을 분석했다.

김훈아는 북한의 지도자들이 그들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어떻게 활용하였는지 살펴본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권력을 강화하고 세습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어머니를 우상화하고, 일반인 어머니들에게는 ‘혁신적 노동자와 혁명적 어머니’ 그리고 ‘선군가정의 어머니’가 될 것을 강요했다. 선대와는 다른 정당성 원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김정은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우상화 없이 ‘어머니날’을 제정하고 <전국어머니대회>를 개최하는 등 어머니들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 변화에 따라 지도자가 의존하는 정당성의 원천도 달라졌다. 이런 점에서 향후 북한사회 변화와 관련하여 어머니들의 역할과 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봉기는 동독의 2민족론과 사회주의 독일민족 담론을 분석하며, 동독의 사례를 통해 북한의 2민족론 주장 배경과 북한의 대남 적대정책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방안을 다루고 있다. 동독은 기존의 민족이론에 계급문제를 도입하여, 스스로를 사회주의 독일민족으로 칭하면서 서독과 통일을 부정하였고, 나아가 사회주의 독일민족의 정체성 강화를 위해 역사의 확장을 시도하였다. 통일로 동독의 2민족론은 실패한 역사가 되었으나 실패한 역사가 남긴 유산이 통일된 독일의 통합을 가로막고 있다. 북한의 2민족론으로부터 예상되는 대남 차단정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 통일과 평화의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손주희는 1970년대 전반기 북한의 대미 직접대화 추진이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과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탐색적으로 고찰하였다. 북한은 미·중 데탕트와 남북대화를 통한 간접적 접근에서 벗어나, 1973년 말부터는 ‘평양에서 직접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략으로 전환하였다. 이러한 대미정책 변화는 김정일 후계체제 형성과도 맞물려 전개되었다. 김정일은 김일성 유일체제의 기반 위에서 군부 및 항일 원로들의 지지를 받으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였던바, 이 과정에서 이데올로기와 사상적 강경성이 심화되었다. 동시에 그는 ‘70일전투’ 등 경제동원 정책의 성공을 통해 국정운영 능력을 입증해야 했기에 실용적 태도를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일련의 내부 정치적 상황들은 북한의 대미정책이 이념적 강경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적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전략적 이중성을 띠게 된 배경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현대북한연구」는 북한 연구의 중요한 장으로서, 북한의 변화를 끊임없이 바라보며 남북 관계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연구가 학문적 경계를 넘어서, 사회에 필요한 실질적인 변화와 발전을 위한 기초 자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많은 북한 연구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사회적, 학문적 발전을 이루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연구자들의 열정이 우리 사회와 학문에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대북한연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북한 연구를 심화시키고, 학문적 발전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향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학문의 토대를 닦아 가는 북한 연구자 모든 분께 감사하며, 그 길에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5년 4월
편집주간  김동엽
목차
  • 6·25전쟁 이전 북한의 군사원호사업 연구 / 김선호(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다운로드
  • 북한의 정신질환 관련 용어 사용 분석 : 김정은 시대 「로동신문」 기사 분석을 중심으로 / 유전원(국립정신건강센터) 전우택(연세대학교)다운로드
  • 북한 지도자의 통치정당화와 ‘어머니’ 활용 전략의 변화 / 김훈아(연세대학교)다운로드
  • 동독의 2민족론과 사회주의 독일민족 담론이 남북관계에 주는 함의와 과제 / 이봉기(통일연구원)다운로드
  • 1973~1975년 북한의 대미 직접대화 추진: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과의 상관성에 대한 탐색적 고찰 / 손주희(북한대학원대학교)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