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북한연구 11권 3호 2008

간행물 소개

현대북한연구』 11권 3호에서는 일반논문 7편을 싣는다.

박순성, 고유환, 홍민은 공동연구를 통해 북한연구에서 일상생활연구가 어떠한 가능성과 의미를 갖는지를 그 연구의 방향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북한연구에서 나타났던 성과와 문제점들을 비판적, 성찰적 관점에서 회고하는 한편, 일상생활 연구가 그러한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출구로서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일상생활’에 대한 개념화, 인식, 관점, 분석기법, 주제영역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김종욱은 북한 관료들의 일상생활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추적함으로써, 지배집단과 인민 사이의 매개구조로서 관료체제를 분석한다. 관료들이 일상에서 대면하는 지배전략과 인민의 ‘일상의 정치’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관료적 정체성을 조정해 나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북한사회의 변화 역동성을 추적하는 것이다. 즉 관료세계에 대한 ‘두텁게 읽기’를 통해 북한의 현실을 재구성하려는 것이다.

홍민은 일상생활 연구의 관점에서 ‘시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방법론적인 고민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 ‘일상생활’에 대한 학문적 개념화는 물론 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용어들에 대한 개념적 거리를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지표를 동원하여 북한 시장의 현재적 위상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결론을 통해 북한 시장에 대한 일상생활 차원의 접근이 거시 구조적인 접근과 방법론적 상호연계를 통해 북한연구를 보다 심화시키고 다변화시킬 수 있음을 주장한다.

차문석은 기존에 포착되지 않은 새로운 세계로서의 북한 노동일상 세계에 대한 접근법과 연구 방법을 분석한다. 노동일상은 연구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서 비판적 연구 방법이다. 다양한 노동일상 연구 영역을 개발하고 그것에 접근할 수 있는 기법과 방법을 분석하고 있다.

이희영은 북한 여성의 인권연구에서 질적 연구방법론이 갖는 함의를 고찰하고 있다. 질적 연구방법론을 통해 북한 여성의 인권문제를 일회적이고 선정적인 ''사건''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극복하고, 언어화되지 못한 채 존재하는 인권침해의 체험을 생애사의 지평에서 이해하며, 나아가 국가주의의 틀을 넘어 재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조정아는 북한교육 연구에 있어 제도, 정책, 이데올로기, 공식적 교육과정 중심의 기존 연구를 넘어서서 교육일상세계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내부 행위자들의 상호작용과 교육일상의 역동적 변화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한다. 북한의 교육일상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교육일상의 개념과 북한 교육일상 연구의 외연, 구체적인 연구주제에 대해 고찰하고, 북한 교육일상 연구 자료로서 북한이탈주민 구술기록 활용상의 쟁점에 대해 검토한다.

신효숙은 개발협력의 역사가 짧은 한국이 대북 지원사업에 있어서도 국제기구와의 공조체제 구축 및 선진국의 개발원조 경험을 반영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 국제사회의 교육원조 동향과 교육훈련 정책을 북한과 관련하여 분석하고 이러한 특징이 향후 북한 교육개발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UN, UNICEF, EC, World Bank의 교육원조 정책을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의 건강상태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이 일어나고 있고, 남북관계도 예전과 같이 않은 현실이다. 한편에서는 북한체제의 위기 상황을 우려하고, 남한정부의 적극적인 대응도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상황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북한체제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진척시키는 것도 중요한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 동안도 그러하였지만 현대북한연구는 순수 학술지로 앞으로도 북한연구를 위한 좋은 학문적 토양을 만들어가려 한다. 다음 12권 1호는 2009년 4월에 발간될 예정이다. 학자 및 연구자 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더불어 신진학자들의 현상공모 논문을 기다리고 있다. 신진학자들의 많은 참여도 부탁드린다.

2008년 12월
편집주간 이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