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북한연구 29권 1호 2026
- 발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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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4.30.
- IS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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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현대북한연구」 제29권 1호에서는 일반논문 7편을 선정하여 싣는다.
정영철은 북한 김정은의 리더십을 살펴보면서, 앞선 김일성-김정일과는 다른 수령의 모습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령’ 김정은의 모습은 경직된 ‘수령의 신격화’에서 벗어나 ‘수령의 인간화’의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그에 대한 호칭, 그의 리더십 스타일 그리고 그가 대중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 등을 종합하여 ‘경직되고, 신격화된’ 수령에서 벗어나 또 다른 형태의 ‘수령’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리더십이 수령과 인민의 상호작용과 상호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모습은 앞으로의 북한 변화와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장성진은 스탈린의 항구적 작전요소가 북한군의 전쟁 수행에 어떻게 수용되었고 변용되었는지를 1차 문헌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북한군은 전쟁 이전부터 스탈린의 항구적 작전요소 원칙에 대해 교육받았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였다. 하지만, 북한은 총력전 수행을 위한 ‘후방의 공고화’와 대규모 작전 수행을 위한 ‘조직 및 지휘능력’이 부족하였기에 패전하였다. 이에 김일성은 고급군관회의 연설(1952년 12월)에서 항구적 작전요소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으며, 이는 김일성 전쟁 리더십의 원천이 되었다. 전쟁 이후에도 항구적 작전요소는 북한의 군사사상, 군사전략, 군사교리의 기본적 토대가 되었다.
쉐이티엔천(水添辰)은 1960년대 중반 중·소 분쟁의 격화로 북한의 외교적 자율 공간이 축소되고 ‘중립적 균형 외교’가 지속 불가능해지는 과정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친중’에서 ‘친소’로의 구조적 재조정이 1964~ 1965년 사이에 점진적으로 형성된 양상을 검토한다. 특히 한반도 통일전략을 둘러싼 북·중 간 이데올로기 갈등, 중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소련의 군사원조 복구, 그리고 ‘7개년계획’의 난관과 ‘자력갱생’ 노선의 한계 속에서 나타난 경제적 의존 심화를 중심으로 북한의 정책 선택을 분석한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외교 노선 전환의 과정과 그 구조적 함의를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조진구는 2023년 12월 말에 열린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북한의 통일노선과 다른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추구해 온 한국과는 통일할 수 없다고 선언한 배경을 남북의 유엔 가입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 뒤 그것이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주는 함의가 무엇인지 분석한다. 김정은이 선대가 중시했던 통일문제보다 ‘국가로서의 북한’의 발전을 우선했던 것은 통일문제가 북한 체제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남측과의 경쟁에서 수세에 몰리게 한다는 인식에 의한 것으로 기존 남북 관계로부터의 탈각 모색임과 동시에 자신이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뛰어넘는 지도자라는 상(像)을 만들어내는 차별화 시도라면서 북한의 대남정책의 근본적 전환에 필적하는 우리의 대북인식 혹은 통일정책에서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이중구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이 어떠한 구조로 구성되었고, 어떠한 대내외적 조건하에서 선포되었는지를 분석한다. 그는 적대적 두 국가론이 2017년 말의 핵무력완성선언 이후 구체화된 국가제일주의와 2019년 하노이 노딜 사태 이후 부상한 대남적대론의 결합임을 규명하고, 그 선포 요인 역시 국가제일주의의 추진 동력(김정은의 독자적 권위 구축)과 대남적대론의 발전 배경(대남정책의 편익구조 변화)으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본 연구는 적대적 두 국가론이 국가제일주의와 대남적대론의 결합임에 주목할 때, 그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설명이 가능해짐을 보여준다.
서의동은 냉전시기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구축한 샌프란시스코 체제가 탈냉전 이후 변용되면서 일본과 남한, 북한이 전략적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고찰한다. 지정학적·역사심리적 분단 등 샌프란시스코 체제가 내장한 긴장이 초래한 동아시아 갈등, 역내 행위자들의 체제 변용 욕구가 삼각관계의 동학(動學)이다. 탈냉전 이후 역내 행위자들간의 갈등적 상호작용 속에서 체제가 변용되는 과정을 살피고 남·북·일 삼각관계 속에서 전개되는 ‘한반도 현상변경 게임’을 분석한다. 저자는 외교적 자율성을 강화한 일본과 핵보유국이 된 북한은 삼각관계에서 독립적 행위자로 나서게 된 반면, 한국은 남북관계에서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해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프랑크 묘링(Frank Moehring)은 신의주와 라선 지역을 대상으로 도시 수준에서 북한의 교육이 어떻게 담론적으로 구성되는지를 분석하고, 코퍼스 기반 담론분석을 통해 정권 매체와 외부 비정권 매체의 영문 보도를 비교함으로써 교육 담론이 통치 방식, 사회적 불평등, 공간적 차별화와 연결되는 양상을 검토한다. 연구 결과, 정권 담론은 교육을 위계적·제도적 체계로 재현하는 반면, 비정권 담론은 이를 행정적 통제, 가계 부담, 접근성 불균등이 드러나는 영역으로 재구성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신의주와 라선이 상이한 교육적 공간으로 위치 지워짐을 확인하며, 교육이 중앙집권적 체제하에서 지역적 차이를 관리·정당화하는 담론적 매개로 기능함을 밝히고 도시별 담론 차이에 대한 추가 검토 필요성을 제기한다.
2026년의 세계는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빠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국제정세의 급격한 변동과 북한 내부 정치 일정의 전개는 북한을 둘러싼 현실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북한 연구는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보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바늘구멍만 한 틈이라도 뚫어내겠다는 심정으로, 더 집요하고 더 엄밀하게 현실을 읽어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마련된 이번 호에는 북한의 외교·군사·이념·사회·대외관계를 가로지르는 깊이 있는 연구들이 모였습니다. 각기 다른 시각과 방법론으로 북한이라는 난제에 정면으로 맞서주신 필자 여러분, 그리고 엄정한 심사로 논문의 완성도를 높여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게재 여부와 무관하게 보내주신 모든 원고에 담긴 치열한 문제의식은 오늘의 북한 연구를 떠받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학문의 렌즈는 더 정밀해져야 합니다. 「현대북한연구」가 이 분야의 깊이를 더하고 공적 논의를 이어가는 책임 있는 공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더욱 엄정한 검토와 성실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가겠습니다.
2026년 4월
편집주간 김동엽
목차
- 수령의 인간화: 김정은 시대의 수령관 - ‘신격’화된 수령에서 ‘인민’ 속의 수령으로 / 정영철(서강대학교)다운로드
- 스탈린의 항구적 작전요소 원칙과 북한군의 전쟁수행에 대한 연구 / 장성진(육군)다운로드
- ‘친중’에서 ‘친소’로: 1964~1965년 북한 외교 전향의 과정과 동인 연구 / 水添辰(베이징대학교)다운로드
- 북한의 통일정책 변화 연구: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문제와 김정은 시대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중심으로 / 조진구(경남대학교)다운로드
- 북한 적대적 두 국가론의 구성과 선포 요인: 국가제일주의와 대남적대론의 결합 / 이중구(한국국방연구원)다운로드
- 탈냉전기 샌프란시스코 체제 변용과 남·북·일 삼각관계 / 서의동(경향신문)다운로드
- Educational Discourse and Regional Differentiation in North Korea: A City-Level Comparative Analysis of Sinuiju and Rason / Frank Moehring (Soongsil University)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