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북한연구 24권 1호 2021

간행물 소개

「현대북한연구」 24권 1호에서는 일반논문 5편을 선정하여 싣는다.

최선경은 시장화와 맞물린 북한 주민의 휴대폰 사용 양상을 살펴보고, 그 사회경제적 효과와 함의를 분석하였다.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심층면접과 초점집단면접을 병행한 결과를 중심으로 사용자적 관점에서의 휴대폰 사용 경험을 다루고 있다. 북한 주민의 휴대폰 사용은 개인의 시장 활동에 편리성을 제공하면서 이윤 창출의 기회와 시장 효율성을 증대하는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과정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현상은 현재 북한 시장에서 필요하지만, 결여된 요소가 자생적으로 구축되고 있을 가능성을 함의한다.

최진환은 1980년대를 지배했던 88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지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IOC와 남한이 북한의 공동주최 주장에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집중하였다. 88 서울올림픽에서 북한은 왜 남북 공동주최를 주장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고찰하기 위해 남북 NOC와 IOC 세 주체의 주장을 근거로 흩어진 파편들을 재구성하였다. 그리고 그 논쟁의 배경과 함의를 밝히고,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추진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최현아․임철희는 북한 산림분야 전문학술지인 「산림과학」 에 게재된 산림연구의 특성을 분석하여 향후 진행 가능한 산림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본격적인 산림복구사업(산림복구전투)을 진행한 2015년 이후 연구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산림협력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데 있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교착 국면의 남북 및 북미 관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범유행 등 현 상황에서 진행 가능한 사업은 부재하나 북한 산림연구에서 나타난 특징을 바탕으로 북한 당국의 산림정책 지원을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황준호는 북한과 다른 나라들의 친밀도와 인권개선 권고 사이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한다. 각국과의 친밀도는 유엔 총회 북한인권결의안 투표, 북한과의 수교 상태, 대사관 설치 현황, 정부대표단의 방문 횟수 등 네 가지 요소를 통해 산출한다. 대북 인권개선 권고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정례검토(UPR)에서 각국이 북한에 인권개선을 권고하는 총숫자 대비 북한이 수용하는 권고 수의 비율(수용률)을 계산한다. 이를 회귀분석 한 결과, 북한은 외교적 친밀도가 높은 나라의 인권 권고를 더 높은 비율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한다. 이는 북한이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도록 하려면 북한과의 관계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김보민은 김정일 시기의 민족주의 담론인 민족제일주의의 연장선에서 김정은 시기의 통치담론인 김정일애국주의와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분석한다. 2000~2019년 「로동신문」 논설의 내용을 분석하여 조선민족제일주의에서 우리 국가제일주의까지 담론의 변화를 추적한다. 북한 민족제일주의 담론에서 ‘통일’이 갖는 위상이 작아지고 있음을 포착하면서 김정은 시기 변화한 통일 인식과 남북관계에 기인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소소했던 일상이 간절해지는 요즈음이다. 코로나로 인한 답답한 일상 속에서도 많은 연구자들이 북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호에는 특히 신진 연구자들의 논문이 많이 투고되었고,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5편의 논문을 선정하였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심도 있는 심사를 해주신 각 분야의 심사위원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현대북한연구」 는 북한학 전문 학술지로서 활발한 북한 연구의 장이 되도록 더욱 정진할 것이다.

2021년 4월
편집주간 김성경